인생은 긴 산을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이 산을 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때로는 그들과 함께 오르기도 합니다. 함께 걸을 때 서로의 숨결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에게 기대어 힘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길이 갈라지고, 각자가 다른 길을 걸어가야 할 때가 옵니다. 그것이 바로 ‘아주 먼 옛날부터의 관계’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나는 이제 50세가 되었고, 반세기를 살아오면서 뒤돌아보면 너무나 많은 인연들이 스쳐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떤 인연은 오랫동안 내 곁에 있어 지금까지 나와 함께 걸어가고 있는 반면, 어떤 인연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멀어져 갔다. 함께한 시간들은 아름답고 소중했지만, 이별도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좋은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나쁜 사람으로 기억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과거의 관계가 나를 어떻게 기억하든, 나는 적어도 그들의 삶에 해로운 존재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이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남기고 서로를 편안하게 해주는 성숙함이 느껴진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과감히 끊어야 합니다” 채널 15 밤
이 문장처럼 내가 우리 관계의 끈을 너무 꽉 붙잡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내가 지키려고 했던 관계가 꼭 필요한 관계였는지, 아니면 그저 서로를 힘들게 하는 관계였을 뿐인지 궁금하다. 지금은 좋은 사람으로 남으려고 애쓰는 것보다,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관계를 끝내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때로의 관계는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함께하게 되는 관계이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사람마다 가는 길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관계가 찾아옵니다. 그 사람이 지금 나와 함께 있지 않다고 해서 그 사람의 존재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당시의 그 순간은 분명히 내 인생의 소중한 부분이었습니다. 남은 길을 누구와 함께 걸어갈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억지로 인연을 이어가려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한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인연을 놓아주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기억 속에 나쁜 사람으로 남지 않도록 묵묵히 내 길을 걸을 것이다.